513화

513화 눈앞에 도착한 지하철이 천천히 정차하고, 이내 문이 열렸다. 확실했다. 우리가 아는 바로 그 지하철이었다. 입술을 달싹이던 정희원이 먼저 입을 열었다. “지하철이 대체 왜 여기에······.” 그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먼저 움직인 것은 이길영이었다. 유상아가 외쳤다. “길영아! 그렇게 함부로 타면―” 성큼 발을 내딛어 지하철에 올라탄 이길영이 우리 쪽을 돌아보았다.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소년의 어깨가 으쓱했다. 그 광경을 보던 이지혜가 신유승의 손을 잡고 움직였다. “모르겠다. 일단 타 보자고요!” 그것을 시작으로 망설이던 다른 일행들도 하나둘 지하철에 탔다. 나 역시 그 뒤를 따랐다. 희미한 진동이 느껴지는 지하철의 바닥에 발을 디디는 순간, 기시감이 들었다. 「한때, 이곳은 김독자의 세계였다.」 그 말은 틀렸다. 이곳은 나의 세계가 아니었다. 「이곳은, 누구나의 세계였다.」 유상아도, 정희원도, 이현성도, 이지혜도······ 모두 각자의 표정을 짓고 있었다. 내가 이 지하철을 타고 매일을 살았듯, 그들도 비슷했을 것이다. 누군가는 회사원이었고, 누군가는 학생이었고, 누군가는 군인이었지만······. “지하철이라······. 그땐 정말 지겨웠는데 이젠 눈물나게 반갑네요.” 정희원의 말에 우리는 지하철 내부를 천천히 돌아보았다. 시트는 새것이었고, 안전봉도 말끔히 닦여 있는 지하철. 바닥에도 오물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물론 그런 것보다도 더 놀라운 것은. “······근데 사람이 아무도 없네.” 지하철 안에는 어떤 인기척도 느껴지지 않았다. 우리를 제외한 그 무엇도 살아있지 않은 듯 무기질적인 공간. 이 지하철은 그런 비일상의 기묘함을 품고 있었다. 나는 아직 열차 바깥에 남은 사서들을 돌아보며 물었다. “너희는 안 가? 세계의 끝을 보고 싶어 했잖아.” 「(우린 갈 수 없어.)」 “왜?” 니르바나와 사서들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들은 어쩐지 서글픈 눈으로 서로를 돌아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우린 네가 결말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 [문이 닫힙니다.] 말은 끝까지 들려오지 않았다. 문이 닫히고, 거대한 수레바퀴가 돌아가는 듯한 소리와 함께 지하철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속도였다. 창밖으로, 새카만 어둠의 정경이 꾸물거리며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나는 한참이나 그 어둠 속을 바라보았다. 이 열차는 대체 어디로 가는 것일까. “3호선이다.” 그 말을 한 것은 한수영이었다. 나 역시 노선표를 올려다보았다. 3호선. 내가 항상 출퇴근에 이용했던 호선이었다. 이상한 것은, 그 노선표의 끝부분이 망가져 있다는 것이었다. 역의 이름들도 지워져 있었다. ······. 열차는 계속해서 달렸다. 그로부터 몇 분이 더 지났지만 정차의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아무래도 이 열차는, 그대로 종착역까지 달릴 모양이었다. 한수영이 풀썩 소리를 내며 내 옆 좌석에 앉았다. 긴 속눈썹을 깜빡이며 노선표를 노려보는 한수영. 내가 물었다. “뭐야 그 표정은.” “난 지하철 같은 거 안 타.” “왜?” 불현듯 바보 같은 질문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확실히, 이 녀석이라면 지하철은 탈 필요가 없었겠지. 그러나 한수영의 입에서 나온 말은 전혀 뜻밖의 것이었다. “볼 게 없잖아. 안도 밖도.” 나는 녀석과 함께 망가진 노선표를 바라보았다. 확실히, 지하철은 늘 같은 노선을 달린다. 정해진 시간에 정차한다. 늘 같은 풍경 속에, 비슷한 일들이 일어난다. 지하철을 싫어하는 것은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내가 늘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었던 것도 비슷한 이유였으니까. “재미있으라고 지하철이 달리는 건 아니니까.” “······어쭈? 성좌 ‘구원의 마왕’답지 않은 말이네.” 나는 쓰게 웃었다. 한수영과 나는 같은 방향을 바라보았다. 그곳에 일행들이 있었다. 나와 함께 멸망을 견디고, 99개의 시나리오를 클리어하여 이곳까지 와준 사람들. “······음, 갑자기 첫 번째 시나리오로 돌아가거나 그런 건 아니겠죠?” “설마, 절대 안 돼요!” “지금이라도 메뚜기 준비해 둘까요?” 결연한 얼굴로 주먹을 쥐는 이길영을 보며, 일행들이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가장 끔찍했던 기억이 유머가 된다는 것은 대체 어떤 의미일까. 일행들은, 어떤 마음으로 그 이야기에 미소를 짓는 것일까. 나는 한수영을 향해 말했다. “저 사람들은 일상으로 돌아가야 해.” “그게 행복할 거라고 생각해?” “모든 이야기는 원래 그렇게 끝나는 거야.” “언제부터 그런 전개를 좋아했다고?” 한수영이 비꼬듯이 쏘아붙였다. “너 또 이상한 생각하고 있는 거 아니지? 나한테 또 뭐 숨기고 있는 거 아냐?” “그러고 싶어도 이제 숨길 게 없어.” 사실이었다. 원작에서도 여기까지 온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은밀한 모략가’나 999회차의 인물들도 마찬가지였다. 이 지하철을 탄 것은 우리가 최초였다. 나는 흐릿하게 지워진 노선표의 끝을 보며 말했다. “한수영, 네 생각엔······.” “역시 최종 보스가 있지 않을까요? 보통 그런 전개잖아요!” 정희원의 목소리였다. 나를 향해 한 말은 아니었다. 아마 일행들끼리 뭔가 토론을 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신유승도 거들었다. “이따만한 드래곤이 있다거나.” “하지만 드래곤에게 ‘가장 오래된 꿈’이라는 수식언이 붙을 거 같지는 않은데. 그만한 수식언이 붙으려면 아무래도······.” “역시 ‘작가’가 아닐까요?” “작가?” “그, 왜······.” 그 말을 꺼낸 이길영의 눈동자가 내 쪽을 향하자, 일행들도 퍼뜩 생각났다는 것처럼 나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는 세 가지 방법』. 일행들도 이제, 그 소설을 알고 있었다. 그 소설이 이 세계의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는 것도. 그리고, 오직 나만이 그 이야기를 끝까지 읽었다는 것도. “······독자 씨 생각은 어때요?” 모든 소설은 작가가 쓰기 전에는 이야기되지 않는다. 만약 이 세계가 ‘멸살법’을 토대로 만들어진 거라면, 일행들의 추측은 타당성이 있었다. 역시 ‘가장 오래된 꿈’이 작가일 가능성이 높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왜일까······. “‘가장 오래된 꿈’은 ‘멸살법’의 작가가 아닐 겁니다.” “왜 그렇게 생각해요?” “이유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그냥 그런 느낌이 듭니다.” 나는 이 끝에 있는 존재가 tls123일 것 같지가 않았다. 도깨비 왕의 말이 떠올랐다. 「[‘가장 오래된 꿈’은 작가라기보다는 차라리 독자에 가깝지. 그는 누구를 위해 이야기를 쓰는 존재가 아니야. 게으르고 탐욕스러우니까.]」 애초에 이 모든 가정에 ‘작가’가 꼭 필요한 것일까, 하는 의문도 들었다. 정말 tls123으로 인해서 이 세계가 시작된 것일까. 어쩌면 tls123은, 이미 존재하고 있었던 세계를 내게 알려주기만 한 것은 아닐까. 페이지에 기록되지 않은 ‘은밀한 모략가’나 999회차의 인물들이 홀로 존재하고 있었던 것처럼······. “그러고 보니 궁금한데, 독자 씨는 어쩌다 그 소설을 보게 된 거예요?” “아, 나도 항상 궁금했는데.” 관심 없는 것처럼 [흑천마도]를 닦고 있던 유중혁도, 그 화제가 나오자 내 쪽을 바라보았다. 장하영이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 “뭔가 운명적인 끌림이 있었나?” “저도 그 느낌 압니다! 이병 시절 처음으로 수류탄을 쥐었을 때―” “그냥 인터넷 검색하다가 우연히 보게 됐어요.” 내 대답에 일행들은 실망하는 눈치였다. 그렇게 실망해도 어쩔 수 없다. 그게 사실이니까. 한수영이 핀잔을 주었다. “뭘 검색했는데 이딴 소설이 나와?” “그게······.” 나도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 이지혜가 어깨를 으쓱했다. “하긴, 이제 와서 그런 게 뭐 중요하겠어요. 어쨌든 아저씨가 그 소설을 읽었다는 게 중요한 거지.” “그러게. 독자 씨가 그거 안 읽었으면 어쩔 뻔했어요.” 싱글싱글 웃는 유상아를 보며, 나는 입을 다물었다. 내겐 저 말을 들을 자격이 없었다. 「결국 별들은 떨어졌고, 세계의 시간은 정지했다.」 ‘멸살법’의 누구도 다다르지 못한 결말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지만, 이 결말의 끝에 내가 원하는 것이 있으리라는 보장은 없었다. 지금부터 일어나는 일들은 나 역시 알지 못하는 것들이었다. 「만약, 그 소설을 끝까지 읽은 게 다른 사람이었다면.」 나보다 훨씬 좋은 사람들이 있었다. 정의로운 정희원, 신의 있는 이현성, 올곧은 유상아가 그 소설을 끝까지 읽었어야 했다. 그랬더라면, 지금 이 세계는 훨씬 더 나은 모양이었을 것이다. “고마워요, 아저씨. 그때 그 소설 읽어줘서.” 나와 눈높이를 맞춘 신유승이 미소짓고 있었다. “맞아. 그 소설 재미도 없었다면서요? 진짜 독자 씨 아니었으면······.” “나였으면 한 페이지도 다 못 읽었을 걸? 난 책 진짜 싫어하거든.” “저도 <오즈>의 병영 문고에서 몇 권 읽어보긴 했는데······ 전 역시 독서와는 인연이······.” 머리를 긁는 이현성을 보며, 나는 벌렸던 입을 가까스로 다물었다. ‘멸살법’이 있었기에, 지금 눈앞의 인물들이 있다. 그 소설을 읽었기에, 이들이 위기에 빠졌을 때 구할 수 있었다. “저는······.” 보잘 것 없는 내가, 사랑받을 수 있었다. “형이 가르쳐 준 설화들이 있어서 여기까지 왔어요.” 아이들의 작은 손이 내 손을 꾹 쥐고 있었다. 천천히 고개를 들자, 흘러가는 지하철의 어둠이 보였다. 그 어둠 속으로, 우리가 살아온 설화들이 지나가고 있었다. 우리는 잠자코 그 설화들을 바라보았다. 설화들은 겨울밤의 은하수처럼 아름다웠고, 불꽃놀이처럼 허망했다. 이곳의 누구도 잊을 수 없지만, 언젠가는 잊힐 이야기들. 정희원이 입을 열었다. “······독자 씨, 이제 물어봐도 될 거 같아서 그러는데.” 그녀가 물어볼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 “독자 씨가 바라던 ‘결말’은 대체 뭔가요?” 이제 우리를 보는 성좌들은 없다. 세계를 지배하던 <스타 스트림>도 없다. 내가 말하지 못할 이유도······ 아마도 없다. “그중 하나는······ 이미 보았습니다.” 나는 일행 한 사람 한 사람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보았다. 그 표정에는 어떤 문장도 떠오르지 않는다. 그럼에도 그 얼굴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나는 내가 보고 싶었던 결말이 무엇인지 알 것 같았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빚을 갚는 겁니다.” “빚이요?” 고개를 돌리자, 유중혁이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쿠구구구구······. 둔중한 떨림과 함께, 천천히 열차의 가속이 조금씩 줄어들기 시작했다. 우리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시끌벅적 떠들던 일행들도 하나씩 말수가 줄어들었다. 일행들의 표정에 긴장이 감돌고 있었다. 나는 천천히 출입문 쪽으로 다가갔다. 내 왼쪽에 정희원이, 오른쪽에는 유중혁이 섰다. 어둠 속에서 흘러가는 설화들의 유속이 느릿해지고 있었다. 우리의 이야기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0회차가 있었고, 1회차도 있었다.」 2회차가 있었고, 3회차도 있었다. 「그렇게 1864개의 회차들이 모였고, 그 회차가 이 세계를 열었다.」 무수한 유중혁들이 그 회차를 살았다. 제대로 된 삶은 한 번도 없었지만, 잘못된 삶도 없었다. 삶의 윤리를 논하기에는 세계가 너무 가혹했고, 희망을 이야기하기엔 절망의 부피가 너무나 컸다. 다만 자신을 정당화하지 않았기에 유중혁은 굳건했다. 「오직 이 세계의 끝을 보겠다는 마음.」 나 역시, 그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0회차부터 1864회차까지 1865명의 유중혁이 바라는 꿈이자. 내가 원하는 이 세계의 끝. “······정말 길었네. 그렇지?” 그러자 무슨 말을 하느냐는 듯 유중혁이 쏘아붙였다. “겨우 사 년이다, 김독자. 내가 겪어온 세월에 비하면······.” “그래.” 사 년. 어느덧 우리가 함께 싸워온 시간이 그렇게 되었다. “평생처럼 느껴지는 사 년이었어.” 그러자 내 왼쪽에 선 정희원이 칼자루로 나를 쿡 찔렀다. “앞으로도 계속 함께할 건데 뭘 그렇게 비장하게 말해요? 걱정 마요. 어떤 괴물이 기다리고 있든 내가 끝장낼 테니까.” 나는 가만히 웃었다. 지하철의 속도가 점점 느려졌다. 출입문의 새카만 유리창 위로, 내 모습이 비치고 있었다. 유리창에 비친 내 뺨 위로 핏자국이 번져 있었다. 나는 뺨에 묻은 핏자국을 닦았다. 그리고 서늘한 기분이 되었다. 「유리창이 아니라, 정말로 뺨에 묻어 있던 피였다.」 “문이 열립니다!” 이현성의 외침과 함께, 모든 일행이 전투태세를 갖추었다. “······응?” 그러나 긴장하고 있었던 것과는 다르게, 우리를 맞이한 것은 휑한 지하철의 플랫폼이었다. 종종 주변을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보였으나, 그다지 우리를 신경 쓰는 것 같지는 않았다. “뭐야, 아무것도······.” 그 말을 중얼거린 정희원과 함께 플랫폼을 딛는 순간,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발끝에 닿은 낯선 현실감. 희미한 스파크와 함께, 내 모든 설화가 어딘가를 가리키고 있었다. 「지하철의 벤치 위에, 누군가가 앉아 있었다.」 이제 막 하교한 듯, 교과서가 잔뜩 들어가 있는 두툼한 책가방. 교복을 입고 있지 않았더라면 초등학생이라고 생각했을 법한, 빼빼 마른 작은 키의 아이가 그곳에 앉아 있었다. 영어 단어라도 외우는 듯, 소년은 자신의 노트 위에 도표 같은 것을 그리고 있었다. 지끈거리는 머리와 함께, 나는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간신히 떼었다. 「김독자는 약속했다. 이 세계를 만든 원흉을 끝내겠다고. 그것이, 그 어떤 존재라고 해도.」 어디서, 누구에게 맞기라도 한 것일까. 창백한 아이의 팔에 짙은 멍이 보였다. 어디서 든 멍인지, 잘 알 것 같은 멍. 다리에 힘이 풀려서 움직일 수가 없었다. 「읽지도 상상하지도 않기에 시간이 흐르지 않을 뿐」 이 모든 것이 꿈이고 거짓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사악한 <스타 스트림>이 만든 꿈일 수도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부정할 수가 없었다. 내 모든 감각이 말하고 있었다. 저 아이가 바로, 이 모든 시나리오를 만든 원흉이라고. 「예 상하 고 있 었 잖아 김독 자」 가장 오래된 꿈, 세계의 누구보다 전지하며 무능한 신. [‘제4의 벽’의 영향력이 점점 약해집니다.] 「김 독······.」 [‘제4의 벽’의 영향력이 극도로 약해집니다.] 뭔가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싶더니, 바닥을 구르는 정희원의 검이 보였다. “아, 아······.” 정희원이 나를 보고 있었다. 아이를 보고, 나를 보는 눈. 그 두 눈에 절망이 어려 있었다. 믿을 수 없다는 듯, 이 모든 것이 거짓이었으면 좋겠다는 듯이. [‘은밀한 모략가’와의 약속이 발동합니다.] 나는 몇 번이나 입을 떼었다 닫았다. 이것은, 징벌일지도 모른다. 내가 받은 구원에 대한 대가를, 나는 이제야 치르게 된 것이다. [당신은 <스타 스트림>을 파괴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스타 스트림>은, ‘가장 오래된 꿈’이 끝나지 않는 한 파괴되지 않을 것입니다.] 나는 아이를 바라보았다. 나와 똑같은 얼굴을 한 아이. 그 아이가, 천천히 고개를 들어 나를 보았다. [‘가장 오래된 꿈’을 끝내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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